• 제목 :
  • 기억장애 _ 신경과 이현아 교수
  • 작성자 :
  • kjds77
  • 작성일 :
  • 2010-04-28

기억력이 저하된다는 것은 당연한 노화의 과정으로 생각되어 왔기에 암이나 성인병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밖의 분야였다.
그러나 노인인구가 늘고 치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중노년기의 기억장애에 대해 치매가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지갑이나 열쇠 등을 둔 곳을 몰라서 한참만에야 찾는다’, ‘주차한 곳이 기억나지 않아 주차장을 헤맨다’, ‘약속을 잊고 있다가 전화가 와서야 기억해낸다’ 등의 질문사항을 들고서….
중노년기에 기억장애를 보일 때 가장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건망증이다. 30세를 넘으면서 인간의 뇌세포는 감퇴하기 시작하고 점차 기억력이 저하된다. 이렇게 뇌세포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복잡한 일상과 생활의 스트레스 속에서 뇌는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이를 호소하고 쉬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일시적으로 정보의 검색을 차단하여 기억이 저하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건망증이다. 즉 기억 창고 안에 있지만 정리가 되지 않아 꺼내오지 못하다가 한참 뒤에, 혹은 힌트를 줄 때 생각나므로 기억이 저하된 듯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건망증은 대개 일회적이며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기억력 감퇴가 대부분으로, 무기력증처럼 하나의 증상일 뿐 질병은 아니다.
반면 치매란, 쉽게 얘기하면 지적수준이 정상이던 사람이 여러 원인으로 뇌의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전과 다르게 부적절한 행동들을 하고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장애를 보이는 증상이다. 여기에는 기억장애, 언어장애, 시간과 공간 개념의 저하, 계산력의 저하, 성격과 감정의 변화가 포함된다.
치매의 위험인자로는 고령, 여성, 가족력이나 아포지단백 E 등의 유전적 요인이 있고 교정,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흡연, 심장질환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과다한 음주, 우울증, 스트레스, 뇌손상, 저학력 등이 있다.
65세 이상 노인에서 치매의 유병률이 9.5~13%이며 80세 이상에서는 40% 이상이라고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뇌세포의 퇴행성 소실로 이상단백질이 축적되는 알츠하이머 병과 뇌졸중 등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가장 흔한 치매의 유형이고 이외에도 치료가 가능한 치매가 있다. 치매를 동반하는 흔한 뇌 퇴행성질환으로 파킨슨씨병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도 최근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건망증과 초기치매의 경우 증상만으로 명확히 구분하기는 힘들다. 건망증이 치매로 이어진다고 보지는 않지만, 기억장애가 반복적이고 점차 심해진다면 치매에 대해서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초기 치매의 경우 최소인지장애라는 진단을 붙이기도 한다. 최소인지장애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 의해 기억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말을 듣지만 일반적인 인지 기능은 정상으로 일상생활의 수행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나 교육수준에 비해서는 기억력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이다. 뇌를 부검해 보면 이미 치매의 병적 소견이 나타나 있으며, 임상적으로 최소인지장애로 진단된 후 연간 약 15% 가량이 치매로 진행된다고 한다. 따라서 중노년기의 기억장애는 건망증 이외에도 치매의 전단계 혹은 초기치매인 최소인지장애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진단은 환자와 보호자(환자를 가장 자주 보살피는)와의 면담과 신경학적 진찰이 가장 중요하다. 기억장애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신장질환, 간질환, 호르몬 이상 등), 뇌MRI 혹은 CT 등을 시행하게 되고 기억장애의 양상과 정도를 판별하기 위해 자세한 신경심리검사(기억력 검사)를 시행한다.
단순한 건망증이라면 특별한 약물치료는 없으며 메모를 한다거나 적당히 쉬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매로 진단된다면 인지기능의 향상과 행동치료에 세계적으로 공인된 약제인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토코페롤, 은행잎 성분 약제들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초기 치매일수록 치료의 효과가 높으며 최소인지장애인 경우에도 치료에 의해 치매로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치매는 암이나 성인병과 마찬가지로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중요하며 원인에 따라서 치료가 가능할 수 있고, 조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은 질병이다.
대부분의 중노년기 기억장애는 건망증이 많지만 단순히 ‘나이 들면 당연한’ 현상으로 보기보다는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최소인지장애 혹은 치매를 고려한 진찰을 받고 경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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